* 호우주의보에서 판매한 린매 단편집 <그들의 계절> 수록 단편 중 재록분인 '거짓말꽃'입니다.

* 랄라스윗의 노래 '거짓말꽃'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쓴 짧은 글입니다.

* 발간된 회지 원고와 내용은 동일하나, 웹에서 읽기 편하시도록 문단 간격을 조정했습니다.








거짓말꽃






  “자네는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야.”



  때때로, 매장소는 린신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러면 린신은,



  “어찌하여?”



  어김없이 물었다. 그러나 매장소는 단 한 번도 시원스레 답을 해 주지 않았다. 말없이 고개를 돌리거나 옅은 미소를 짓는 것이 전부였다. 단 한 번도 제대로 답을 들은 적은 없지만, 린신은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스스로도 매장소를 연모하게 된 이후의 자신이 낯설게 느껴지는 탓이었다.


  랑야각 소각주는 원한다면 하늘 아래 존재하는 모든 진실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세상일에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저 숨을 쉬는 것처럼 당연하게 요동치는 천하를 지켜볼 뿐이었다. 살아있는 인간에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일은 당연하고 습관적인 것이며, 그것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오히려 불편해지기만 하는 법이다. 간혹 들숨에 달달한 꽃향기나 침을 고이게 하는 맛있는 음식 냄새가 섞여드는 것처럼 흥미가 동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다른 것보다 먼저 살펴보기는 하였으나, 그 역시 지켜보는 일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것이 없었다. 그는 언제나 철저한 방관자였던 것이다.


  스무 해 넘게 그렇게 살아온 린신이지만, 매장소는 그를 너무나 간단히 뒤바꿔 놓았다. 그는 린신과 달리 폭풍과도 같은 어지러운 세상에 섞여 사는 이였다. 또한, 지옥 불 사이를 걸어 살아난 뒤부터는 그 폭풍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이였다. 그는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천하를 흔들고자 하였고, 커다란 계획을 차근차근 실현해나갔다. 린신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저와 완벽하게 반대편에 서 있는 이를 그토록 가까이서 지켜보게 된 것이다.

  다정한 성정을 타고난 이 방관자는 새로운 벗을 돕고 싶어졌다. 금방이라도 쓰러져 죽어버릴 것만 같은 연약한 몸으로 가시밭길을 성큼성큼 걷는 그의 발걸음을 지켜주고자 했다. 절반은 애틋함으로, 절반은 결말에 대한 호기심으로. 그러나 본래 저와 다를수록 매혹적으로 느껴지는 법이었다. 어느 샌가 린신은 오로지 애정만으로 매장소의 곁을 지키게 되었다. 린신의 열렬한 마음은 매장소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그를 감동케 했다. 그리하여 곧 두 사람은 고운 마음을 나누고, 살을 맞대고, 또한 몸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연정이란 본디 이해할 수 없는 것이지.”



  린신은 답을 하지 않는 매장소 대신 자답하였다. 단지 연정. 겨우 그것 하나만으로 한 인간이 이토록 달라질 수 있단 말인가. 어찌하여 그런 일이 가능한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임에도 린신은 이 현상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의 주변 사람들 역시 그러했다. 그러니 매장소의 말도 같은 의미일 것이라 생각했다.



  “자네가 내게 건네는 말들은 모두 꽃 같아.”



  매장소가 말했다. 린신은 입이 찢어져라 미소를 지으며 매장소를 끌어안았다.



  “자네를 은애하는 마음으로 피워낸 꽃이지.”

  “그 말도 꽃 같군.”



  두 입술이 서로 맞닿으며 그 사이로 뜨거운 숨이 오고갔다. 린신은 이불을 좀 더 끌어올려 매장소의 어깨를 꼼꼼히 덮었다. 매장소는 린신의 한쪽 팔을 베고 그의 가슴에 이마를 대었다. 곧 크고 따뜻한 손이 매장소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애정이 가득 담긴 손길을 받으며 매장소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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