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조담 완결 직후에 받았던 리퀘인데, 소장본 외전 작업 때문에 엄청 늦어져버렸습니다. ^^;

감사하게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리퀘를 주셨는데,

외전 내용과 비슷한 소재나 상황은 제외하고, 몇몇 리퀘를 합쳐서 한 편으로 써 보았습니다.

이 글은 리퀘 주신 내용으로 쓴 것이기 떄문에

소장본 배송이 완료된 후에도 비공개 처리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봄이 완전히 지나가고 어느덧 계절은 여름의 절정에 다다라, 산천초목은 온통 푸르게 물들었고, 매미는 제 짝을 찾으려 애처롭게 울어대고 있었다. 이 무더운 계절은 한 해 중 매장소가 가장 좋아하는 시기였다. 매장소로 다시 태어난 이래로 그의 몸은 언제나 산 사람의 것이라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차가웠고, 그 탓에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는 몸 속 깊은 곳에서부터 한기가 날뛰어 자주 앓아누웠으며, 앓아눕지 않더라도 거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여름에도 비가 내리는 날이면 별반 다르지 않은 처지였으나, 맑은 날에는 두껍고 무거운 피풍의를 걸치지 않고도 마음껏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었고, 방 안에 앉아 있더라도 내원 쪽으로 난 문을 활짝 열어 한껏 무르익은 녹음을 감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매장소는 이번 해에는 여름을 그다지 반기지 않았다. 모순적이게도 이는 이제 그의 몸에서 화한독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화한독과 이별한 매장소의 몸은 더 이상 차갑지 않았다. 금릉을 휘젓고 다니던 소년 장수의 열기만큼은 아니더라도 보통 사람의 온기 정도는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참으로 오랜만에 매장소에게 더위를 느끼게 해 주었다. 오랜 세월, 한여름에도 더위를 느끼지 못하고 살았던 매장소는,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산책을 하다가 땀 한 방울이 흘러내렸을 때, 진심으로 기뻐했다. 그러나 더위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결코 유쾌한 것은 아니어서, 그 기쁨은 생각보다 오래 가지 못했다.



  “흐음?”



  접선을 흔들며 매장소의 처소에 들어선 린신은 얇은 속의만 걸치고 적삼이며 요대를 모두 풀어헤친 매장소를 마주하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매장소는 그런 린신을 짜증스럽게 노려보았다.



  “잔소리 할 생각이면 나가게. 오늘은 바람이 조금도 불지 않아 도저히 못 참겠으니까.”



  잔소리를 할 생각은 없는 모양인지 린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매장소의 맞은편에 앉았다.



  “강요하는 것은 아니네만……. 하다못해 목수건이라도 두르는 것이 어떤가? 뭐, 싫다면 어쩔 수 없고.”



  매장소는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린신을 위 아래로 훑어보았다.



  “목에 수건을 두르는 것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함이라 하지 않았는가? 이제는 봄, 가을에도 날이 좋을 때에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 듯한데, 이 무더위에 어찌하여?”



  린신은 답은 하지 않고 뜻 모를 미소를 지으며 손에 들린 접선을 매장소를 향해 흔들었다. 부채 끝에서 시작된 바람에 매장소의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매장소는 등받이에 깊숙이 기대어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힌 채 눈을 감았다. 옷깃 사이로 바람이 새어 들어와 의복 안쪽에 고인 열기를 조금이나마 식혀주었다.



  “자네는 괜찮은가?”



  매장소가 약간 나른해진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본래 더위도, 추위도 잘 타지 않는 체질이라. 그렇다고 덥지 않은 것은 아닐세. 이 날씨에 더위를 느끼지 않는다면 몸 어딘가가 고장 난 것이지.”



  린신의 말에 매장소가 낮게 웃었다.



  “분명 옳은 말이나, 오늘처럼 유독 더위가 독한 날이면 차라리 화한독을 품고 있을 적이 그리워져.”



  농을 친답시고 한 말이었으나, 린신은 즉각 굳은 표정으로 부채질을 멈추었다. 매장소는 제 실수를 깨닫고 얼른 자세를 바로 하여 린신과 시선을 맞추었다.



  “그저 가벼운 농일세. 이제는 그런 몹쓸 독을 품을 일은 없을 테니―”

  “내게는 가볍지 않네. 의원으로서도, 자네의 정인으로서도 그런 농은 유쾌하지 않아.”



  순식간에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매장소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였고, 린신은 어깨를 늘어뜨린 채 그런 매장소를 바라보았다.



  “……미안하네.”



  매장소가 사죄를 하자, 다시 부채 끝에서 바람이 일었다. 흩날리는 머리카락이 뺨을 간질였다. 매장소는 머리카락을 대충 쓸어 넘기며 고개를 들어 린신을 바라보았다. 그는 다시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채였다. 이에 매장소의 얼굴에도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더위가 이리 심하니 자네 심정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닐세. 십 수 년 만에 맞이한 더위가 하필 이렇게나 독하리라고는 자네도 생각지 못했을 테지.”



  린신의 기분이 풀린 듯하여 매장소는 다시 몸을 뒤로 젖혔다. 부채질이 조금 더 강해졌다. 줄줄 흐르는 것까진 아니었지만 불쾌하게 달라붙어 있던 땀방울들이 하나 둘 사라져가는 것이 느껴졌다. 더위에서 기인한 짜증도 함께 사라지며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무엇보다도 이 바람이 린신이 자신에게 선물해준 것이라는 점이 그를 유쾌하게 만들고 있었다.



  “려강.”



  매장소는 툇마루에 앉아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수하를 불렀다.



  “소주방에 일러 간식으로 시원한 국수를 만들어 달라 하게. 나나 린신의 몫은 물론이고 비류와 형제들 몫까지 말일세. 넉넉히 만들어 저녁 식사로 배불리 먹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석빙고에 든 얼음은 여름 내내 써야 하니 간식으로 만족하게나.”

  “감사합니다, 종주!!”



  유달리 더운 날씨에 지쳐가던 려강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떠올랐다. 린신은 그 꼴을 보고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무언가 차가운 것을 먹고 싶다는 바람은 모두 같았는지, 길 아주머니와 소주방 식구들의 손도 평소의 몇 곱절은 빠르게 움직였다. 반 시진도 지나지 않았는데 매장소의 방에는 얼음을 띄운 국수가 놓인 세 개의 반상이 자리를 잡았다. 하나는 매장소의 몫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린신의 몫이었으며, 마지막 남은 하나는 비류의 몫이었다. 더위를 피해 내원의 나무 그늘 아래에 널브러져 있던 아이는 제 천적인 린신이 자리하고 있음에도 순순히 방으로 들어와 반상 앞에 앉았다.



  “자네, 이것을 다 먹고 나면 의복을 제대로 챙겨 입게.”



  린신은 짐짓 엄한 목소리로 당부했고, 매장소는 순순히 그리 하겠다 약조하고는 젓가락을 들었다. 그에 비해 비류는 이미 한 두 번의 젓가락질로 국수를 다 건져 먹고, 두 손으로 그릇을 든 채 차가운 국물을 들이켜고 있었다. 얼음까지 금세 씹어 먹은 아이의 시선은 아직 한 그릇 가득 남은 제 형의 것으로 향하였다.



  “안 돼, 비류. 그건 소 형 몫이다. 그리고 찬 것을 너무 많이 먹으면 탈이 나서 쓴 약 말고는 아무 것도 못 먹게 돼. 그래도 좋으냐?”



  린신의 경고에 비류는 얼른 시선을 돌려 괜스레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제 그릇을 쳐다보았다. 매장소는 나지막이 웃으며 젓가락으로 국수를 조금 집어 입에 넣고 천천히 씹어 넘겼다. 그리하면 보통 사람에 비해 먹는 속도가 매우 느려질 수밖에 없는데, 이는 병약한 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갖게 된 식습관이었다. 이제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이나, 십 수 년의 습관이 갑자기 바뀌지는 않았다. 매장소와 함께 식사를 할 때면 린신 역시 그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매우 천천히 먹어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오물거리는 매장소의 작은 입을 바라보느라 굳이 맞추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먹는 속도가 느려졌다.



  “소 형아!”



  비류에 부름에 매장소는 먹는 것을 잠시 멈추고 아이에게 시선을 주었다. 그 바람에 넋을 놓고 매장소의 입가를 바라보던 린신도 정신을 차렸다.



  “모기가…….”



  비류는 매장소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방에서 모기를 봤나보구나. 형들이 국수를 다 먹거든 비류가 잡아주겠니?”



  매장소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아이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드물게 매장소가 제 말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였을 때 보이는 행동이었다. 매장소는 본래 비류가 전하려던 뜻이 무엇인지 짐작이 되지 않아 고개를 갸웃 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린신은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그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애써 억누르고 있었다.



  “모기, 소 형아 목에.”



  비류는 무릎걸음으로 매장소에게 가까이 다가가 보다 정확하게 한 곳을 가리켰다. 매장소의 목, 옷깃 위에서 손가락 한 마디 정도 위쪽이었다.



  “어? 여기도!”



  비류의 손끝이 이번에는 옷깃 사이로 살짝 드러난 쇄골로 향했다. 매장소는 비류가 가리켰던 곳들을 만져보았다. 모기에 물렸다면 마땅히 살짝 부어올라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다만,



  “읏…….”



  아릿한 통증은 있었다. 모기에 물린 자국이라면 아린 것이 아니라 가려워야 할 터였다. 매장소는 비로소 비류가 발견한 붉은 반점들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매장소를 보고 린신은 결국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푸하하하!! 비류, 그것은 모기에 물린 것이 아니란다.”

  “린신……!!”



  매장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비류는 형들이 왜 이러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뭐 어떤가? 비류가 성년이 지난 지가 언제인데! 언제까지 어린 아이 취급할 텐가? 비류도 이제 알 건 알아야지.”

  “자네, 정말……! 비류, 린신 형이 네게 또 못된 장난을 치려는 것 같으니 어서 도망가려무나. 어서!”



  매장소는 어느덧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비류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 비류는 매장소와 린신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린신의 표정이 저를 괴롭힐 때와 꼭 같음을 확인하고는 재빨리 밖으로 뛰쳐나갔다. 매장소는 벗어둔 옷가지 사이에서 황급히 하얀 수건을 찾아 목에 둘렀다.



  “그러게 내가 의복을 잘 갖춰 입으라고 하지 않았나.”



  린신이 익살맞은 얼굴로 말했다. 매장소는 그 잘생기고 얄미운 얼굴을 날카롭게 노려보다가 문득 툇마루 끝에 앉아 있을 수하를 떠올렸다. 색사를 치른 다음 날에는 항상 려강이나 견평 대신 린신이 매장소의 옷시중을 들었기에 그간은 몸에 남은 흔적을 그들에게 들킬 일이 없었다. 물론 순흔을 발견한다 해도 구태여 티를 내어 제 주인을 민망하게 만들지는 않을 이들이었으나, 어쨌든 그들의 눈은 제 기능을 충실히 할 터이니 매장소로서는 그저 내보이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운 것이었다. 비류는 붉은 반점의 의미를 알지 못할 테지만…….



  “자네, 얼굴이 아주 빨갛게 익었네만.”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듯한 발언에, 매장소는 린신을 향해 손에 집히는 대로 아무거나 집어던졌다. 린신은 저를 향해 날아온 찻잔을 솜씨 좋게 받아내었다.



  “좋은 잔인데 깨지면 어쩌려고 그러나.”



  매장소는 분한 마음에 손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힘껏 주먹을 말아 쥐었다. 린신은 반상을 옆으로 밀어 두고 매장소에게 다가갔다. 여전히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머금은 채였다. 그리고는 저를 노려보는 정인의 눈빛은 아랑곳 않고 두 팔을 벌려 그를 끌어안았다. 서른이 넘은 나이임에도 열대여섯 소년처럼 부끄러움을 타는 정인이 귀여워 견딜 수가 없었다.



  “이거 놓게! 칠칠치 못하게 이런 것을 내보이고 다니는 꼴이 아랫것들 눈에 얼마나 우습게 보였겠나! 정인이라는 이가 귀띔해줄 생각은 않고…….”



  매장소는 린신을 밀어내려 안간힘을 썼으나, 린신이 져주지 않는 한, 그는 힘으로는 린신을 이길 수 없었다. 린신의 두 팔에 조금 더 힘이 들어갔다.



  “내가 자네 몸에 내 흔적을 새기는 동안, 자네 역시 행복해 하지 않았는가?”

  “그, 그건……!”

  “자네 수하들도 그리 이해했을 걸세. 그들은 때때로 자네를 어린 아우처럼 귀애하거든. 그 때의 그들의 눈빛은 자네가 비류를 대할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아.”



  그 이야기에 매장소의 얼굴은 더욱 붉게 달아올랐으나, 린신을 밀어내려던 손짓은 멈추었다.



  “정말 그럴까?”



  린신은 큼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요만할 때부터 지켜봐온 주군이 이제는 진정 어른이 되어 정인과 행복을 나눌 줄도 아는구나, 하고 격세지감을 느낀다면 또 모를까, 한심하게 생각지는 않았을 게야.”



  매장소는 린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 살짝 힘을 주어 그를 밀어내었다. 린신은 이번에는 순순히 밀려나 주었다. 저를 거부하기 위함이 아니라, 눈을 맞추기 위함임을 아는 까닭이었다.



  “내 말을 믿어도 좋네.”



  다짐을 하듯 힘을 주어 말하는 목소리에 매장소의 얼굴에서 부끄러운 기색이 다소 사라졌다. 린신은 그것이 어쩐지 아쉬워 조금 더 장난을 쳐 보기로 하였다.



  “아니 그런가, 려강?”

  “린신!!”



  매장소가 다시금 얼굴을 붉히며 두 손으로 린신의 입을 틀어막으려 하면서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결국 린신이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갔고, 그에게 엉겨 있던 매장소도 자연히 앞으로 고꾸라져, 마치 매장소가 린신을 덮친 듯한 모양새가 되었다. 매장소는 할 수 있는 한 가장 빠른 동작으로 몸을 일으켰으나, 그를 품 안에 가두는 린신의 동작이 조금 더 빨랐다.



  “놓아주게. 려강이…….”

  “으응? 려강은 이미 물러간 지 한참 되었는데. 못해도 이 전각에서 오십 보 이내에는 자네와 나, 단 둘 뿐일세.”



  매장소는 그제야 주변에서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려강은 비류가 방에서 뛰쳐나갔을 즈음, 별다른 지시가 없음에도 알아서 자리를 피하였고, 린신은 이를 알고서 농을 친 것이었다.



  “내가 당황하는 꼴을 보는 것이 그리도 즐겁나?”

  “그럼. 천하의 강좌매랑을 이리 만들 수 있는 것은 이 몸뿐임을 확인하는 것이 즐겁지 않을 리가 있는가?”



  매장소는 고개를 들어 저를 내려다보는 린신과 시선을 맞추었다.



  “랑야각 소각주를 당황케 하는 것도 이 매장소 뿐일 진데.”



  그리고는 그의 옷깃을 잡아채며 입술을 맞대었다. 린신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잠시간 몸을 굳혔지만 이내 매장소의 얼굴을 쓸어내리며 접문에 열중하였다. 색사에는 영 서툰 매장소도 접문에는 꽤 능숙해서, 그의 혀는 단숨에 린신의 입술 사이를 파고들어 고른 치열을 훑고, 입 안쪽의 여린 살을 쓰다듬었으며, 곧 두 혀가 서로 얽히기 시작하였다.



  “어쩌다보니 주변을 모두 물린 꼴이 되었는데……, 어떤가?”



  한참 만에 입술을 떼고, 매장소는 눈을 가늘게 뜨며 다소 도발적으로 물었다. 린신의 농에 놀아난 것이 분하기는 하였으나, 단 둘만의 시간이 생긴 것은 나쁘지 않았던 것이다. 더위를 많이 타지 않는 린신도 그 순간만큼은 몸 안쪽에서부터 열기가 훅 끼쳐왔다. 과연 강좌맹 종주는 랑야각 소각주를 당황케 하는 방법을 너무나 잘 아는 것이었다.



  “조금 전까지는 덥다고 그리도 투정을 부리더니. 자네 뜻대로 하자면 분명 숨도 못 쉴 정도로 뜨거워질 터인데, 괜찮겠나?”



  매장소는 린신의 입술 위에 자신의 입술을 짧게 겹쳤다 떼어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곧 푸른빛이 가득한 내원을 향해 활짝 열려 있던 장지문이 굳게 닫혔다. 바람이 지나도록 열어 놓은 창도 마찬가지였다. 이각 정도가 지나, 이 정도면 되었겠지 싶어 매장소의 처소로 돌아오던 려강은 한겨울보다도 더욱 꽁꽁 닫혀 있는 전각을 보고 다시 걸음을 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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